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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악2구역 기록화사업(2016)

ISBN 979-11-958385-0-9, 출판

​옥바라지 골목의 재개발 논의가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았던 지난 2015년 12월부터, 태풍의 눈처럼 고요하던 옥바라지 골목을 사진으로 담았다. 거짓말처럼 사진 촬영을 종료하고 한 달 뒤, 옥바라지는 강제집행 끝에 대부분이 철거되었고, 이 사진들이 옥바라지 골목의 마지막 사진이 되었다. 2016년 6월, 죽음을 맞이하고 있는 옥바라지를 마지막으로 담았다. 

​도시의 영정사진은 누가 찍어주는가? 우리는 죽기 전, 영정사진을 준비한다. 누군가의 죽음을 기리는 자리에서 준비되지 않은 영정사진을 마주할 때, 우리는 급작스러운 죽음을 추측하곤 한다. 죽음을 앞둔 땅일수록, 가치판단에서 자유로운 사진을 남기는 일은 어렵다. 도시에도 팔자가 있다면, 시한부 선고를 받은 서울의 땅들은 모두 비슷한 운명이 있다.  

​죽음 앞에, 누가 왜 죽였는지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어쩌면 죽음 이후에 남겨진 사람들이 풀어나갈 문제다. 성급히 이 도시의 죽음에 대한 가치판단을 내리기 전에, 꽃상여를 태우지는 못해도, 그래도 잘 살아주었다는 애도는 표할 수 있도록, 이 사진이 옥바라지 골목을 기리는 영정사진이 되었으면 한다.

 © 2020. 팔건축사사무소 

 PAL ARCHIT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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